약초 위주의 한정식을 좋아한다면 수안역 정림
약초 위주의 한정식을 좋아한다면 수안역 정림
분명히 10년 전쯤에 가봤었고 육식없이 약초, 채소 위주의 음식이 나와 이곳은 나와 안맞구나.. 하면서 왔던 곳인데 이름만 듣고 그 기억을 잊어 버리고 말았네요.
장인, 장모, 와이프 그리고 나.. 일단 채소 위주의 음식을 좋아하는 2명은 나쁘지 않다며 먹었고 육식 위주의 음식을 좋아하는 2명은 다음엔 절때 까먹지 않고 오지 않겠노라 다짐을 하며 나왔는데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채소.. 그 중에서도 특유의 향이 좀 있는 약초 위주의 음식들이라 육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절~~대 비추하는 곳입니다. 반대로 건강식, 채소, 약초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한번쯤 권할만 하네요.
살짝 골목에 있어서 지나가면서 못보실 수도 있는데 찾기 힘드시면 동래시장 앞 수안치안센터를 찾으시면 바로 옆에 있답니다.
<음식점 상호>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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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점심특선이 1.8만원이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올라서 점심과 저녁 특선의 가격이 동일합니다.
<점심특선 (돌솥정식/ 현미오곡정식)>⊙ 계절 약선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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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하나 하나 적어봤는데요. 점심특선과 저녁특선의 차이는 오직 하나! 현미오곡밥을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만 다를 뿐입니다. 나머진 모두 동일하네요.
먼저 나온 계절 약선죽인데요. 아마도 지금 나오는 죽은 호박죽인거 같은데 호박의 단맛이 거의 없네요. 처음에 나왔을 때 색깔이 노랗다라기보다는 누래서 호박죽이 아닌 줄만... 심지어 먹어봤는데도 호박죽인지 확신이 들지 않더라는...
정말 솔직히 말하면 태어나서 먹어 본 호박죽 중에 제일 맛이 아리까리했네요. 이것은 호박죽인가? 호박인 아닌데 호박죽 맛이 살짝 나는 것인가 ㅋㅋ 호박의 맛보다 약초의 맛이 좀 강한거 같네요.
죽 다음으로는 야생초 효소로 버무린 샐러드와 모듬 쌈밥, 장아찌가 나왔네요. 와이프가 제일 좋아했던 메뉴는 역시 모듬 쌈밥인데 밍밍한 저 맛들이 뭐가 맛있다는 건 지,,, 쌈장도 없이 쌈 안에 쪼꼼 들어 있는 양념과 먹으려니 너무나도 슴슴하네요. 보통 짠 장아찌와 다르게 효소로 양념했는 지 싱겁하지만 달달한 양념에 견과류를 같이 섞어서 파프리카와 브로콜리 연근 등을 무쳐 냈는데 은근히 손이 가네요. 샐러드도 비슷한 양념에 식초가 좀 더 가미된 맛으로 엄청 맛있진 않지만 이상한 호박죽 다음에 먹어서 그런 지 남기지 않고 잘 먹었네요.
근데 같이 나온 배추김치가 정말 소태라고 해야 할까요? 짜고 시고 맛보고 다들 다시는 손을 댈 수 없었네요.
오늘 약선 한정식 정림에서 나온 채소들 중 제일 맛있게 먹은게 바로 이 메뉴! 가지탕수인데요. 돼지고기를 가지고 탕수육을 하듯이 가지를 잘라 튀긴음식이랍니다.
가지 자체가 아무런 맛이 없는 편인데 가지는 굽거나 튀기면 확실히 식감이 사는 것 같네요 거기다 탕수 소스라고 하기에는 농도가 너무 묽지만 맛은 딱 달고 새콤하고 전형적인 탕수육 소스 맛이네요. 너무 걸쭉한 소스만 먹어 보다가 이렇게 먹으니 오히려 가지 같은 채소랑은 묽은 소스가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 소스에 듬뿍 적셔 먹으니 튀김에서 나오는 느끼한 맛도 없고 색달랐네요.
근채쌈인데요. 바닥에 깔린게 얇게 썬 감자입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구절판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한데요. 근데 메뉴판에서 감자라고 보기 전에는 감자인 줄 모를 정도로 전혀 부서지는 식감이 아닌 꽤 쫄깃한 식감이 나네요. 찍어 먹는 소스가 없어서 의아했는데 싸 먹는 야채에 다 간이 조금씩 되어 있어서 싸서 바로 먹으면 되네요. 음~ 슴슴하고 건강한 맛이었어요.
음식의 90%는 약선음식으로 야채와 약초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유일하게 한종류인 보쌈이 육류로 나옵니다. 하지만... 흔한 보쌈은 아닌 듯 약초의 향이 진하게 다가오는데요.
보쌈도 삶을때 약초를 잔뜩 같이 넣고 삶았는 지 보쌈의 색깔도 한약 색처럼 물들었네요. 맛을 보니 맛에도 약초향이 나는 데 그렇다고 거슬리거나 하진 않네요. 약초 잎으로 만든 것 같은 장아찌와 쌈장을 곁들여 먹으니 조합이 나쁘지 않네요. 다만 고기가 촉촉하거나 육즙이 막 나오진 않고 되려 좀 건조한 느낌이라 그건 아쉬웠답니다.
그 외에도 수수전을 포함한 각종 전, 잡채, 야채튀김이 나왔는데,, 보통 안에 든 팥소 때문에 달달해서 맛있게 먹었었는데 여기는 팥에 설탕을 깜빡하고 생략한 건 지,, 단팥죽이 아닌 팥죽의 느낌이 나고 그리고 밖도 퍽퍽하니 실망을...
야채튀김은 고구마인 거 같은데 고구마 맛이 하나도 나지 않아서 놀랬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마솥밥과 현미오곡밥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해서 저희는 모두 현미오곡밥을 선택했는데요. 음 반찬은 꽤 나왔는데 손이 두 번 가는 반찬이 없어서 다들 밥을 남기고 나왔네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약선한정식 다른 곳도 먹어봤지만 보통 슴슴한 듯 하면서도 그래도 재료 본연의 맛과 함께 자연발효시킨 효소 등으로 간을 하여 은근히 손이 가는 맛이었는데 여기는 그냥 슴슴하기만 해서 매력적인 맛이 별로 없었네요. 종류가 많아서 배는 불렀으나 뭔가 계속 부족함을 느꼈네요. 주위에서 묻는다면 수안동쪽에 이런 곳이 있긴하지만 추천하기엔 조금 부족한!!
물론 사람마다 달라서 이건 저희들의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다른 테이블들은 모두 맛있게 잘 드셨네요. 저희는 그냥 야채나 약초들보단 육식을 더 좋아하는 타입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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